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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주식판은 확실히 독특합니다. 그 중심에는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가 있습니다. 주도업종의 대장주 정도가 아니라 2023년 주식판의 대장주라고 보는 것이 옳겠습니다. 어느새 100만원을 뛰어넘어 황제주라고까지 불리니까요.
2021년 7월 21일부터 2023년 7월 21일까지의 일봉 차트위에 공매도 잔고수량선을 겹쳐보았습니다. 주가가 오를만하면 공매도를 맞고 떨어지고, 주가가 내릴만하면 공매도를 맞고 더 떨어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두 달 사이, 공매도가 드디어 항복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180만주를 넘던 공매도 잔고는 어느새 110만주까지 떨어졌죠. 대략 40%는 도망갔네요. 개인 수급의 힘이 강해지면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에서 '공매도 때려잡기'의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심지어 항복을 받아내고 있는 초유의 사태입니다.
공매도 세력들은 이렇게 될 줄 몰랐을까요? 그들은 이렇게 올라갈 기업의 주식을 왜 공매도 했을까요? 오늘은 에코프로의 공매와의 전쟁사, 왜 공매도를 하는지, 어떻게 하다가 항복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공매와의 전쟁, 처음이 아니다
에코프로도 공매도에 슬픈 아픔이 있습니다.
- 암흑의 시대 : 2021년 11월 - 2022년 1월 공매도 완승
- 수탈의 시대 : 2022년 2월 - 2022년 6월 공매도 승
한번 공매도를 치기시작하면 60만주에서 100만주까지 공매도를 하는 바람에 개인투자자들로서는 도저히 버틸 방법이 없었던 시절입니다. 오를만하면 내리고, 내릴만하면 더 많이 내린 시절이죠. 간혹 숏커버링이 들어오면서 작은 상승 반전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공매도의 승리로 끝나던 시절입니다.
공매도 뇌절 사건
그렇게 공매도를 치며 개인 투자자들의 등골을 빼먹던 공매도 세력은 마침내 실수를 저지릅니다.
- 공매도 뇌절 사건 : 2022년 7월
2022녀 1분기까지 에코프로는 좋다고 소문만 무성했지 실제로 소문에 걸맞는 성장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각종 리포트들은 이미 2분기 호실적을 예상하고 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 6개월간 공매로 개인투자자의 등골을 쭉쭉 빨아먹던 공매도 세력은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다시금 60만주가량을 공매도합니다. 암흑의 시대와 수탈의 시대를 버티며 살아남은 개인투자자들도 보통투자자들은 아니었는데 말이죠.
그리고 대망의 2022년 2분기 실적발표. 에코프로는 매출액 YoY +297.4%, 영업이익 YoY +472.4%라는 정신나간 성장을 발표합니다. 성장을 눈으로 확인한 투자자들은 거침없이 매수버튼을 눌러댔고, 공매도 세력도 숏커버가 아닌 숏스퀴즈를 하게 되죠.
(일반적으로 숏커버(short covering)는 공매도 측이 수익을 벌며 공매도를 완결하는 재매수를 의미하고, 숏스퀴즈(short squeeze)는 공매도 측이 손실을 감수하며 급하게 매집하는 모양새를 의미합니다)
물론 이 때는 공매도 세력의 욕심이 과했다는 평가입니다. 주가가 가치에 비해 비싸서 공매도를 한 것이 아니라 습관성 공매도를 한 느낌이랄까요?
어쨌든 이 때 에코프로의 개인투자자들은 이때 세상의 큰 비밀을 깨닫게 된 것 같습니다.
'공매도를 친다고? 오히려 좋아... 공매도 친 것 까지 모두 사버리면 공매도 친 애들이 비싸게 사는 수밖에 없잖아?'
공매도를 왜 칠까?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2022년 7월에는 공매도의 욕심이 과했던 감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그럴까요?
7월 21일 기준으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의 시가총액이 각각 35조, 30조입니다. 영업이익 1조의 네이버 시가총액이 33조라는 것을 감안하면 영업이익 3800억의 에코프로비엠과 영업이익 6100억의 에코프로의 시가총액은 확실히 일반적이지 않은 지점이 있습니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을 합하면 영업이익이 1조니까 성장성을 감안하면 네이버 시총의 2배가 되는게 문제없는것 아니냐구요?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가 자회사, 모회사 관계라는 것이 또 문제입니다.
에코프로는 자회사를 여럿둔 지주회사죠. 그래서 연결재무제표에 에코프로비엠의 매출이 잡힙니다. 심지어 위 매출 구성을 합하면 100%가 넘죠? 123.5%입니다. 계열사 간의 거래가 23.5%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자회사가 이미 상장되어 가치평가를 받고 있는 에코프로의 재무는 꽤 뻥튀기 되어있는 상태입니다.
결국 에코프로 그룹이 6100억의 영업이익을 가지고 시가총액 67조(에코프로에이치엔 포함)의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겠습니다.
에코프로 그룹의 가치는 그 빛나는 성장성(2021년-2022년 영업이익 yoy +613.4%)에 있다고 하더라도 공장이 공짜로 지어지는 것은 아니고, 지어진 공장도 공짜로 운영되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에코프로 그룹의 매출과 영업이익률은 상승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5%~13%밴드를 넘기 힘들 것이라는 것이 중론입니다.
그래서 공매도가 들어왔습니다. 이 기업은 확실히 비싸다는 생각이죠. 특히 에코프로요. 하지만 이 생각은 보기 좋게 깨지고 맙니다.
공매도 항복선언
새해소망으로 에코프로 주가 올리기라도 빌었을까요? 2023년 새해가 되자 에코프로는 무서운 상승을 시작합니다. 바로 직전의 공매도와의 대결에서 또 작은 승리를 거둔 개인투자자들은 더 이상 거리낄 것 없이 에코프로를 사들입니다. <재벌집 막내아들>의 진도준처럼 미래라도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2023년 스타트를 110,000원으로 끊었던 에코프로의 주가가 20만, 30만, 50만을 넘어가자 더 이상 증권사 리포트의 목표주가가 주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사실상 리포트에서 매도의견 신호가 나오는 건데요. 당연히 공매도 잔고 수량은 쌓여가고, 증가한 주가에 비례해 공매도 잔고 대금(!)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에코프로의 주가가 80만원이 되었을 쯤에는 공매도 잔고 대금 역시 1조에 육박하게 되었죠.
1조나 되는 거대 자금이 주가의 하락을 지지하는 무시무시한 상황! 우리의 개인 투자자들은 이렇게 반응합니다.
'공매도를 때려잡자', '안팔면 결국 공매도 애들이 다시 사게 되어있다', '안팔기 운동하자'
매도가 매도를 부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주가의 폭락을 몇 번 겪어본 투자자는 빠른 손절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잘 알고 있죠. 더 떨어지기 전에 팔아야 손해를 덜 보니까요.
그런데 이 에코프로는 뭔가 달랐습니다. 그야 말로 게임스탑의 재림입니다. 주가는 연일 오르고, 개인투자자의 매수는 계속되고, 공매도 잔고 수량은 자꾸 늘어가는 가운데 공매도 세력사이에서도 불안감이 생겼을 것 같습니다.
'후... 이거 갚긴 갚아야되고.. 옆에 애가 먼저 갚으면 내가 더 비싸게 갚아야되는 거잖아?'
이제 매수가 매수를 부르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결국 2023년 5월 공매도 세력의 항복이 시작되었습니다. 180만주 중 70만주의 상환이 이루어졌죠.
불안과 기대
물론 아직 불안감은 남아있습니다. 공매도 수량은 많이 줄어들었는데요, 신규 공매도는 단가가 워낙 높다보니(주당 114만원... 후덜덜) 공매도 잔고 대금은 여전히 최고치에 달해있습니다. 1조 2000억 이상의 공매도가 남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과연.. 에코프로의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유지가 될 수 있을까요?
어쨋든 우리나라 주식 시장에서 이런 광경을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사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외인들의 놀이터, 기울어진 운동장 소리를 듣던 한국 시장인데요. 이번 일을 계기고 공매도 세력도 좀 반성하고 한국 기업들도 재평가를 받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금포의 대현자였습니다. 주식에 대한 다양한 글 적고 있습니다. 블로그 이곳 저곳 둘러보시고 정보 가져가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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